
인천 연고 프로야구단 청보 핀토스 소속이었던 임호균 투수는 1987년 8월 25일 숭의운동장에서 열린 해태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등판해, 경기 시작 1시간 54분 만에 73구로 완봉승을 거두는 기록을 세웠다. 당시 해태 타이거즈는 1987년 KBO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최강팀이었으며, 이들을 상대로 한 최소 투구 완봉승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은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78구 완봉승으로 상징되는 그렉 매덕스(Greg Maddux)의 기록보다도 5구 적은 투구수로 달성된 성과다.
임호균은 공을 원하는 위치에 정확히 던지는 제구력이 뛰어난 투수였다. 그는 삼진으로 타자를 압도하기보다, 타자가 좋아하는 위치로 공을 던져 범타를 유도하는 전략으로 운영했다. 그 결과 한 경기에서 27명
의 타자를 모두 아웃시키며 단 한 명의 주자도 허용하지 않는 엄청난 쾌거를 이루었다. 이러한 투구 방식은 상대의 약점을 공략하기보다,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해 승부를 설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 사례는 오늘날 우리가 고민해야 할 ‘인천 강화남단 개발 전략’의 방향을 다시
묻는다.
전략이란 목표와 현실의 차이를 인식하고, 이를 줄이기 위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다. 그러나 모든 전략이 약점을 공략하는 방식에만 머물 필요는 없다. 임호균이 보여준 방식은 오히려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해 승부를 설계하는 접근이었다. 상대의 허점을 파고들기보다, 정교한 제구력이라는 확실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정면승부를 선택했고, 그 결과는 효율적이면서도 완성도 높은 경기로 이어졌다.
이러한 전략은 오늘날 산업 환경에도 유효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리 기업들은 빠른 환경 적응력과 해외시장 진출 경험이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일부 산업에 집중된 구조와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요구받고 있다. 이제는 경쟁을 따라가는 방식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 같은 관점에서 강화남단 역시 단순한 개발 대상이 아니라, 인천이 가진 강점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가치를 설계해야 할 공간이다. 실현 가능성과 지속성을 갖춘 브랜딩 전략을 통해, 강화남단은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비전이란 스스로가 설정한 삶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말한다. 강화남단에 대한 브랜딩 역시 단순한 개발을 넘어, 어떤 이야기와 의미를 담아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인기를 계기로 한국의 유산과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직접 경험하려는 관광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전 세계 개봉 이후 이러한 흐름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강화남단은 우리 스스로도 잘 알지 못하는, 그러나 매우 큰 가치를 지닌 스토리텔링의 보고라 할 수 있다. ‘홍익인간 재세이화’라는 지속가능한 경제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가장 먼저 구현할 수 있는 이야기 역시 이곳에 담겨 있다.
청보 핀토스 임호균 선수가 보여준 것처럼,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강점을 바탕으로 승부하며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비전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인문학적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한 경쟁 구도 속에서 타 지역을 폄하하거나 외형에 치중한 화려한 홍보 마케팅은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왜 수많은 해외 알파세대가 한복을 입고 경복궁을 찾는지, 근정전에 있는 정(鼎)에 새겨진 팔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공감하지 못한다면, 결국 이는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론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는 우리 한민족의 정체성이 담긴 강화남단의 스토리텔링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강화남단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다. 관중이 아닌 코치의 시선으로 핵심역량을 발굴하고, 산·학·정이 함께 협력해 미래세대로 이어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 경제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실질적인 경쟁력’과 ‘경쟁력으로 보이는 힘’,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네트워킹’에 대한 브랜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호시우행(虎視牛行)’처럼 판단은 호랑이처럼 예리하게, 행동은 소처럼 신중하고 끈기 있게 이어갈 인천시. 강화남단 사업을 계기로 인천시와 대한민국이 첨단산업 강국을 향해 시너지를 내며 나아가길 소망해본다. 임호균의 73구 완봉승이 전략의 상징으로 남았듯, 강화남단 또한 새로운 전략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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